지학순정의평화기금
 

  
 justice(2005-11-03 10:19:26, Hit : 4394
 한 마버지의 추억 : 9장: 한 몰인정한 경찰관

수많은 경찰관들이 내가 대통령과 총리에게 보낸 탄원서와 관련해 나를 조사했다.
그 무렵, 에르나쿨람 구역(區域)의 발락리스나 필라이 총경이 나를 소환했다. 나는 검찰청에서 일하고 있던 남동생 크리쉬난쿠띠 배리얼과 함께 그를 만나러 갔다. 우리의 소개가 끝나자 그는 내 동생에게 나와 둘만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필라이씨가 계속해 말했다. "제가 당신 아들을 풀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드님에 대한 차후 계획이 어떻게 되십니까?" 이 질문은 나를 혼란케 했다. 나는 그런 질문을 하는 그의 진의를 알 수 없었다.

"나는 아들이 학업을 마쳤으면 합니다." 나는 당혹해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는 그의 대답이 나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자 그가 매우 극적인 태도로 말했다. “라잔을 낙살라이트 (역주: 무장 공산주의자) 운동에서 계속 일하게 합시다. 라잔은 우리의 정보원이 되는 겁니다." 그가 의미했던 바는 라잔이 경찰 첩보원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몹시 당황했다. 그와 동시에 라잔을 보고 싶은 충동이 내 안에서 강하게 일어났다. 많은 근심어린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러웠지만, 나는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나는 라잔이 그런 조건 하에 풀려나느니 차라리 경찰의 감호아래 있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확신했다. 그의 제안이 윤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나를 불안하게 했다.

"라잔을 당신들의 감호 아래 그대로 있게 합시다. 나는 아들이 그런 조건 하에 풀려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라고 내가 말했다.

그 순간 그 경찰관은 곧 태도를 바꿨다. "이제 가도 좋습니다. 제가 라잔이 15일내로 풀려나게 하죠.” 나는 그 말을 듣고 안도했다. 그가 말한 대로 라잔이 풀려날 것이란 걸 믿어서가 아니라, 그의 말이 나에게 라잔이 살아있다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에게는 하나의 위안이었다.

이 경찰관은 라잔이 과격분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경찰은 라잔을 과격분자들과 연결시킬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단지 그것은 그들의 취조방식이자 스타일이었다. 이것이 내가 최고위 수사관으로부터 얻은 경험이다. 내가 만일 라잔의 석방을 위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그는 무엇을 했었을까? 어디에서 그는 라잔을 풀어주었을까? 사실 그 경찰관은 조사를 시작할 때 오직 단 하나의 문서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였다. 만일 인도의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행해진 조사가 이런 식이라면, 그 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의 조사들은 어느 정도이겠는가? 이 최고위 경찰관이 라잔이 살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여전히 나에게 많은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나는 그 후 에르나쿨람에서 그 총경을 여러번 만났지만, 그는 매번 나를 모른체했다. 그는 나를 바라볼 용기를 결코 가지지 못했다.

나는 라잔이 체포된 후 최고위부터 최하층까지 수많은 경찰관들을 만났지만, 그들 중 단 한 명도 수사에 관해 정직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단언할 수 있다.

나는 아들을 찾는 일을 계속해도록 운명지워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것은 점점 고통스럽고 괴로워졌다. 나는 아들이 죽었다고 확신했지만, 여전히 그가 경찰 구치소에서 살아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과는 반대로, 라잔의 부재는 아픈 진실로 남아 있었다. 나는 많은 밤 꿈에서 라잔을 보았다. 나는 그 아이의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을 여느 때보다 더 많이 추억했다. 불안해질 때마다 나는 이 기억들로 위안을 삼았다. 라잔의 엄마는 이 시기에 완전히 정신적 폐인이 되어 버렸다. 라잔의 여자 형제들은 거의 매일을 눈물로 보냈다. 나는 라잔의 노래가 담긴 카세트 테잎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싸구려 카세트 플레이어로 그것들을 듣곤 했다. 그는 그렇게 그 슬픈 노래들로 나와 대화했다. 그토록 자주 신에게 바쳤던 내 눈물어린 기도는 제발 이 목소리를 내게서 데려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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