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기금
 

  
 justice(2005-06-09 15:03:00, Hit : 7292
 원조피로

  사랑에는 끝이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의 손길, 도움의 손길에는 한도가 있다. 영양실조로 배가 불쑥 튀어나온 어린애, 아니면 말 그대로 뼈만 남아 앙상한 갓난아기. 우리가 가끔 텔레비전에서 아프리카 같은 곳의 헐벗은 난민들에게 돈을 보내도록 재촉하는 장면들이다. 원조피로(funding fatigue)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참상이라 할 지라도 세상의 이목을 한정없이 붙잡아 두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저주받은 자본주의의 패션 유행과도 같다. 어제는 아프리카의 내전, 방글라데시의 홍수, 남미의 지진, 오늘은 북한의 기아, 그리고 이제는 아프카니스탄으로!
   9.11테러 뒤 아프카니스탄 전쟁이 벌어지고 그 곳 난민들이 다시금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올 여름 다시금 대규모 굶주림이 예상된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아무리 큰 재난에도 보통 3년 이상 대규모 헌금이 이어지지않는다는 원조피로 현상이 북한에는 예외처럼 보였으니 이제는 약발이 다한 것일까? 그나마 "세계1위"를 무려 7년이나 유지한 것만도 거의 기적이었다. 홍수나 재난으로 대규모 아사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현대국가제도 아래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제3세계의 빈곤문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탄 아마티아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8년째 이어지는 북한의 대규모 식량부족은 지배계급이 수탈한 결과이며, 좋게 보아도 지도부가 직무를 게을리 한 탓이다.
  그러고 보면 원조피로라는 것은 현대세게에서 대규모 재난은 "일시적"일 뿐 나름으로 합당한 근거를 둔 합리적 행동이다. 탓할 일 만은 아니다.

박준영 - 아시아 가톨릭연합통신 한국 지국장. 본지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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