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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5-09-29 11:54:27, Hit : 4879
 한 아버지의 추억』제5장

제 5장: 칵카얌 캠프

최근 카루나카란씨는 자신의 통치전략 덕분에 케랄라주에서 과격분자들의 활동이 사라졌다는 과장된 주장을 하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마오이스트 극단주의자들의 카얀나 경찰서 습격 사건에 관해 경찰이 보인 대응이 카루나카란씨가 그러한 주장을 하도록 만든 것 같다.

1976년 2월 28일, 한 무리의 사람들이 카얀나 경찰서를 습격해 총기 한 자루를 탈취해 달아났다. 경찰당국은 이 일을 단순히 마오이스트 좌파의 행동이라 추정했다. 이 경찰서 습격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은 칵카얌에 있는 연못옆 언덕 위 간이창고에 캠프를 세웠다. 경찰서 습격사건 이후, 2월 29일부터 경찰은 카얀나, 쿠라츈드, 칵카얌 같은 근교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캠프로 잡혀간 후 잔인하게 고문당했다. 날이면 날마다 사람들이 경찰에 의해 트럭에 실려 캠프로 끌려갔다.

자야람 파딕칼씨는 경찰서 습격사건의 조사 책임자이자 캠프의 운영 책임자였다. 이 경찰 형사부 치안정감은 런던 경찰청에서 훈련을 받았지만, 칵카얌 캠프에서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사용된 취조방법은 어떠한 현대적 혹은 과학적 방법도 아니었다. 고문이 그 곳의 경찰들이 알고 있는 단 하나의 조사방법이었고 이것은 거리낌없이 남용됐다.

3월 1일 경찰은 소위 범죄자로 지목된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챠타만갈람 지방공과대학에 갔다. 캘리컷대학의 ‘D Zone’ 청소년 축제는 파루케대학에서 열렸다. 라잔은 그 청소년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2월 28일 카얀나 경찰서 습격이 일어났을 때에 밤새도록 파루케 대학에 있었다. 라잔은 다음날 아침 일찍 공과대학 기숙사로 돌아왔는데,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경찰은 파루케대학에 문의를 해 봄으로써 2월 28일 라잔의 행방에 대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파루케대학에서 돌아온 모든 학생들과 교수들이 증인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그들 중 어느 한 사람에게도 라잔의 그날 행적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사실 경찰은 누가 경찰서 습격사건의 배후인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사건에 관여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합당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경찰은 라잔을 처음엔 캘리컷으로 끌고간 후 나중에 칵카얌 캠프로 이송했다.

나는 내 스스로 아들이 칵카얌 캠프에서 겪어야만 했던 고문을 여기 묘사할 수 있을 만한 용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칵카얌에서 자행된 것은 히틀러의 포로수용소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지적 정직성과 한 세대의 정의감이 강철 주먹의 힘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비민주적이고 무자비한 실험이었다. 자야람 파딕칼씨가 얼마나 이 실험에서 성공했는지는 역사가 평가해야 할 일이다.

내가 하는 말들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독자들을 휘몰아칠지도 모른다. 나는 라잔을 내 손가락을 잡고는 아장아장 걸으면서 천진난만하게 “아빠, 아빠”를 불러대던 아이로 기억한다. 그 아이는 아직도 나에게는 어린 꼬마로 남아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내 평가가 편파적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제발 내 이야기를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그릇된 편견으로 여기지 말아주길 바란다. 나는 아직도 칵카얌 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수치스러움에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을 본다. 나는 저기 높게 펄럭이는 케랄라 민주 주정부 깃발 안에는 눈물 속에 탄생한 꽃 한 송이가 영원히 함께 할 거라고 믿고 있다. 수차에 걸쳐 이야기를 했음에도, 나는 내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칵카얌 캠프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다. 심지어 늙어 망령이 난다해도 나는 여전히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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