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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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사회운동 활동가들, 윤공희 대주교방문



▲ 윤공희 대주교가 환한 얼굴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사진/한상봉 기자)

  가톨릭사회운동 활동가들, 윤공희 대주교 방문  

지학순 정의평화기금(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은 지난 4월 30일 주말을 이용해 1970년대 이후 줄곧 가톨릭사회운동에 투신했던 이들과 더불어 광주대교구 윤공희 대주교를 방문했다. 윤공희 대주교는 은퇴 이후 광주가톨릭대학에서 지내고 있는데, 당일이 토요일이라 학교가 비어 있어서 식사대접을 위해 글라렛 수도원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수도원에는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던 김수복 씨 등이 미리 와서 맞이해 주었으며, 윤 대주교에게서 원주교구의 故 지학순 주교에 대한 회고담을 듣고 식사를 나누었다.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일행은 운주사로 자리를 옮겨 '한번 일어나면 천지가 개벽해 용화세계(대동세상)를 연다'는 누워있는 미륵불을 보았다. 머리 상반신이 하반신보다 더 낮은 미륵불이 언제 일어나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할 지 가늠해 보기도 했다. 이 운주사는 천불천탑으로 유명하며, 평범한 대중들이 저마다 부처를 깎아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누추한 부처 안에서 오히려 하느님의 얼굴을 보았다고 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광주에 함께 방문한 원주교구의 최기식 신부가 윤 대주교에게 "지 주교께서 드리는 것'이라며 선물을 전달할 때 보는 이들의 마음이 숙연한 '기쁨'으로 차올랐다. 실상 지학순 주교는 윤 대주교와 손을 잡고 월남해 한 시대를 호흡하며 한 사람은 원주에서, 한 사람은 광주에서 역사의 질곡을 넘어왔다. 민중의 아픔과 희망을 기꺼이 나누어 주었던 두 분의 주교였던 것이다.

윤공희 대주교처럼 1980년 광주항쟁을 경험하면서 '거듭남'을 경험했던 김수복 선생의 이야기로 기사를 가름하고자 한다.

그제 오전 아홉시에 기춘한테서 전화가 왔다. 박순희 씨랑 함께 있다면서 11시까지 남평 글라렛 수도회로 오라고 했다. 기춘은 명동성당청년회활동에서부터 문국주, 노동사목 회원들 등과 더불어 천주교 쪽 민주화운동에 불을 지피고 몸 바쳐온 사람이다. 그리고 박순희 씨는 70년대 한국노동운동의 원조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20여 명이 윤공희 대주교를 만나러 가니 정향자, 최연례, 김석순, 성찬성과 함께 그리로 와서 점심을 먹자 했다. 부지런을 떨어 남평 글라렛 수도원으로 가니 성염 부부 등 몇 명이 이미 와 있었다. 서울서 오는 일행이 늦어지는 사이에 윤 주교와 우리는 성염 부인 전순란 씨가 가져온 커다란 보리빵 덩어리 같은 케이크를 잘라서 먹었다. 맛있었다. 서울서 오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그렇게 맛있는 케이크를 먹은 적이 없다고 말하자고 했다.

보리빵 케이크를 잘라 나눠 먹으면서 내가 윤 대주교더러 예수께서 성찬례를 거행하실 때 먹은 빵이 이 정도 크기는 되었겠지요? 라고 하니까 그럴 거라 했다. 밥을 골고루 나누어 먹으라는 것이 성찬례의 본뜻이니 밥이나 빵이 그 정도는 많고 커야 하겠다고 하면서 웃었다.

같은 한 개의 빵을 떼어 기쁘게 나누어 먹는 성찬례,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한솥밥을 기쁘게 나누어먹는 성찬례, 남녘 동포들과 북녘동포들이 한솥밥을 기쁘게 나누어먹는 성찬례, 온 인류가 한솥밥을 기쁘게 나누어 먹는 성찬례, 그러기 위해 모든 사람이 예수처럼 목숨을 바쳐서 서로 먹이가 되고 한솥밥을 지어 골고루 나누어 먹는 비장한 성찬례를 예수께서 제정하셨으리라는 말씀이리라.

미사를 지내는 천주교 신자들이나, 친교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참된 성찬례라고 생각하는 개신교 신도들이나, 비행을 강조하는 불교 신도들이나,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한솥밥 정신을 구현하려고 목숨 걸고 몸 바치고 있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다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다는 말씀이리라.

맛있는 보리빵 먹은 흔적을 말끔히 치우고 치미를 뗀 채 우리는 서울서 온 친구들과 윤공희 대주교의 회고담을 들었다. 서울서 온 동지 한 사람 한 사람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이라 확신한다.

윤 대주교는 지학순 주교와 맺은 인연을 소개했다. 지학순 주교는 유신헌법 철폐투쟁에 앞장섰고, 윤 주교는 5.18광주민주화항쟁에 함께 했다. 그 두 사람은 민중 운동,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왔다.

88세인 윤 대주교는 故 지학순 주교와 한 고향 출신으로 평양에서 소신학생과 대신학생 시절을 거친 다음 북한에서 성직자들을 잡아가는 와중에 1947년에 극적으로 서울로 탈출한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우리 모두 그 증언을 숨죽이며 들었다.

전체주의적인 공산주의가 결코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찬 공동체, 사랑과 친교로 이루어지는 한솥밥사회-공동체 사회, 한솥밥인류-공동체인류를 이룰 수 없음을 절감했다. 그렇다고 무제한소유권을 허용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도 결코 그런 이상향에 도달할 수 없음 또한 우리는 시시각각 온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이념독재나 자본독재로는 모두 함께 사는 이상향을 향하여 나아갈 수 없음을 절감하고 있다.

나눔과 평등은 강요가 아닌 친교와 자비와 사랑과 연민과 용서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의식주를 해결하고 자녀를 교육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개인적 내지 사회적 기본소유권을 누릴 자유, 창의력을 발휘할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주거이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기본 자유가 충족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정치민주주의가 경제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대의민주주의가 직접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해야 이상향을 실현해갈 수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나서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서울서 온 동지들은 화순 운주사로 떠나고 광주에서 간 사람들은 집으로, 일터로 돌아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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