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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1-13 14:40:48, Hit : 3169
 식량난에 대처해온 북한의 태도 살펴봤더니...

    식량난에 대처해온 북한의 태도 살펴봤더니...
  - 북한 간부 및 군중 강연자료 주체 97 (2008.07)

  식량위기의 원인과 현황

올해 4월 말부터 하루가 다르게 들려오던 아사자 소식이 춘궁기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추수기에 접어들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습니다. 2008년도는 2006년, 2007년 연달아 큰물 피해를 입은 데다 외부 지원 감소 및 중단을 맞아 흡사 초기 고난의 행군 시절로 돌아간 듯 했었죠. 해가 바뀔 때마다 식량 문제가 풀리기는 커녕 점점 악화되자, 주민들의 생계불안과 고통, 그리고 사회불안은 커져만 갔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식량난이 왜 이렇게 장기화되고 있는지 주민들을 납득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북한 당국에게 식량난은 돌파해야 할 과제라기보다, 설득시켜야 할 장애물이었던 셈인 것 같습니다. 세계 식량 위기는 그런 점에서 꽤 설득력 있는 이유가 되었죠. 북한만 식량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는 명분으로 주민들을 설득시켰습니다.  

“날로 엄중해지고 있는 식량사태에서 벗어나보려고 수많은 나라들에서 이 나라, 저 나라에 손을 내밀고 국제기구의 도움으로 식량난을 해결해보려 하고 있지만, 오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식량이다.”

강연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8억명이 만성 기근에 시달리고 있고, 꽁고(콩고), 수단, 케니아(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에서는 약 7,300만 명이 생존 위협을 받으며, 중앙아메리카 나라에서는 영양실조자가 750만 명에 달한다”고 언급돼 있습니다. 이렇듯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식량 위기의 원인을 첫째, 기후온난화로 곡물생산량 감소와 둘째, 원유가격폭등과 생물연료(바이오연료) 수요 급증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온 세계가 식량위기에 직면하여 아우성치고 있으며, 그 해결방도를 찾으려고 모대기고 있다”고 말합니다.

2008, 북한 식량 위기

북한인권단체 좋은벗들에 따르면, 2008년 3월 함경북도 청진시 노동국은 김책제철소를 비롯한 공장, 기업소에서 굶고 있는 세대가 약 6만 세대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세대 당 보통 3-4인 가족이라고 한다면, 이는 약 20만 명 정도가 굶주리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청진시가 80만 인구라고 한다면 공식적으로 약 1/4이 굶고 있었던 셈입니다.

황해남도 해주, 황해북도 사리원 등 대표적인 곡창지대의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올해 농사를 지어야 할 농민들이 너무 허기져 도저히 일하러 나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기껏해야 대용식량을 마련하러 산으로 들로 풀을 뜯으러 다녔을 뿐입니다. 식량가격은 어떠했을까 살펴봤습니다. 2007년도만 해도 쌀 1kg당 800-850원하던 것이 4월에는 2,500원으로 약 300% 이상 올랐습니다. 옥수수는 1kg에 300-350원 하다가 1,500-1,700원으로, 지난 해 쌀의 최고 가격만큼 오르기도 했습니다.

6월 황해남북도에서는 쌀값이 일제히 4,000원을 넘어섰습니다. 7월에 다시 2,500-2,700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서민들에게 쌀은 꿈꾸지 못할 곡물이었습니다. 자살, 가족해체, 꽃제비 증가, 아사자 발생 등 사회문제는 눈에 띄게 급증했고 사회불안은 날로 심각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5월 중순, 북미 관계 진전으로 미국에서 50만 톤 식량 지원 계획이 결정되자, 중앙당은 이례적으로 각 도당에 내각 지시문을 전달했습니다.

“미국에서 장군님의 위엄과 인민군의 위력 하에 평양에 와서 50만 톤의 식량을 6월말부터 지원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6월까지 지방마다 다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 이같은 미국의 식량지원 소식을 널리 선전하여 민심을 하루 빨리 안착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6월 29일, 미국의 지원 식량 1차분이 도착하면서 조금 숨통이 트인 곳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 수준이었습니다.

당국이 도저히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을 때, 7월부터 세계 식량 위기 관련 강연 자료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또 7월 방문한 UN식량사찰단에 대해서도 북한 정부는 유연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유례없이 전국적인 방문을 허용했고, 심지어 가난한 주민들의 모습까지 노출시켜 북한 주민들 스스로 놀라워 할 정도였습니다.

남북한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속내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주민들에게 “식량난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알곡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며 식량난의 원인을 외부 조건으로 돌립니다.

“지금 세계적으로도 엄혹한 식량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조건에서 식량문제해결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제기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 농사를 잘 지어 식량문제를 자체로 해결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말씀’에 따라 “우리가 농사를 잘 지어 결정적으로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에서도 북한 당국은 ‘사상’으로 돌아갑니다.  “자체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오늘 사회주의를 지키는가 못지키는가 하는 사활적인 요구로 제기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느덧 사회주의를 지키는 사상의 영역으로 우뚝 솟아올랐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이미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는 것은 나라의 국방공업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고 하시면서 사회주의 강성대국건설의 돌파구는 전기문제와 식량문제를 푸는 데서부터 열어야 한다고 가르쳐주시였다.”

게다가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나라의 국방공업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라며, 식량문제를 국방문제와 등치시키기까지 합니다. 안보제일주의인 북한에서 상상하기 힘든 발언입니다. 7월 당시 얼마나 식량난이 급박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체해결 방안, 구태의연

식량을 자체 해결하는 것이 국방공업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면서도 그 방안은 구태의연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안을 내는 것은 담당 일꾼들의 몫일뿐입니다. 대체로 큰 방향에서 일러주면 그 방향에서 각자 알아서 대책을 세우고 집행해야 합니다.

“종자혁명, 감자농사혁명, 두벌농사방침을 철저히 관철하는 것은 우리식대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방향이다.”

문제는 이런 큰 방향 제시부터가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소토지 농사를 금지하고, 비료, 비닐박막 등 영농자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의욕을 고취시키고 증진 시킬만한 조건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방향은 제시되고 있습니다.

“영농물자를 수입하거나 생산을 담당한 해당 부문 지도일꾼들과 근로자들은 농촌에 전기와 연유, 화학비료, 농약, 농기계부속품을 비롯한 영농설비와 자재물을 농촌에 보내주기 위한 혁명적인 대책을 세우고 조직정치사업과 생산조직을 짜고들어 제철에 영농자재와 설비들을 무조건 원만히 생산보장해주어야 한다.”

모두 일리 있는 말입니다. 농자재 보장 문제는 ‘혁명’의 이름을 붙이면서까지 중요성을 부여할 정도로 농업 생산 증진에 절실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사상’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주는 마술방망이로 믿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리 혁명을 거론하고, 정치 사업을 조직하더라도 없는 농자재를 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식량 위기를 세계 식량 위기에 빗대어 주민들이 소요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 밖에 될 수 없습니다. 식량 위기는 분명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북한 식량난 문제는 북한 당국의 농업 정책 실패에 더 큰 원인이 있어 보입니다. 식량난은 북한 공동의 지혜와 공동의 노력으로 돌파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임을 북한 당국이 분명히 인식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좋은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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