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기금
 

  
 justice(2009-01-21 12:03:03, Hit : 3679
 북한주민들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2009년이 새로이 밝아왔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이웃인 북한 주민들은 지금 어떻게 새해를 보내고 있을까요? 부족하지만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이 보내오는 북한 소식들을 모아서, 2009년 북한 주민들의 <새해 나기>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다시 재연될 2009년 봄 춘궁기 식량난

우선, 북한은 작년 당초 비료, 비닐 등 농자재 부족으로 작황이 나쁠 것이라고 예견됐으나,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농사 작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비교적 좋다는 소식이 북한 안팎에서 들려옵니다. 발표 기관에 따라 다소 추정치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 2년간 큰 수해로 생산량이 저조했던 것과 비교해 올해 다소 증가했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 위기 상황에서 더 이상 최악의 흉작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된 것만도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요.

그러나 올해 작황이 지난 2년 흉작에 비해 나아진 것일 뿐, 예년에 비하면 평년작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북한 국내 수요량을 계산해보면 이런 평년작 이하의 생산량으로는 식량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세계식량계획(WFP)에서도 약 870만 명의 주민들이 수개월 안에 식량 수급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2008년에도 도시 취약계층과 농민들이 춘궁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1, 2월달에 벌써 식량 부족을 겪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황해도 농촌 지역에서는 상당수 농민과 그 가족들이 초봄부터 풀죽으로 겨우 연명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춘궁기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009년에도 식량 위기가 재연될 우려가 아주 높습니다.

여러가지 우려들이 있지만, 2009년 새해...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부분적인 소식들을 통해 들여다 보았습니다.

  1월1일, 전국 신년공동사설 관철 궐기모임 실시

설 명절을 맞아 1월 1일, 하루 휴식한 뒤 2일부터 전국적으로 신년공동사설 관철을 위한 궐기모임이 실시되고 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식량 문제를 풀 데 대해 퇴비 마련과 주체농법이 특히 강조됐습니다. 신년공동사설이 발표되기 전에 이미 전국 농촌 지역에서는 새해 농사 준비를 위한 각종 강연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각 농촌 작업반장, 분조장들이 모여 주체농법 강습을 하는 한편, 농업 혁명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농업 생산을 늘려 먹는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는 튼튼한 물적, 기술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농민들이 농사를 질적으로 잘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년사설이 발표된 후 각 시, 군 지역에서는 우선 퇴비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흥남비료의 수량이 충분치 않아 일부 곡창지대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퇴비를 자체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청진, 평성, 함흥 등 주요 도시 인민위원회에서는 공장, 기업소, 녀맹조직 등에 노동자 1인당 퇴비 500kg와 파고철 30kg 등을 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새해 농사 준비 동원에 녀맹원들 고생

함경남도 함주군의 한 기업소 후방기지에서는 새해 농사 준비를 한다면서 녀맹원들을 동원해 논밭 밭갈이를 하고 있습니다. 옥수수밭에서는 옥수수 뿌리를 뽑아내고, 흙을 다시 고르게 펴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옥수수 뿌리는 땔감으로 귀하게 쓰이기 때문에 다시 모아서 기업소에 바쳐야 합니다. 땅이 얼 때가 많아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 작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워낙 힘든 일이라 진척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육지책으로 한 사람당 과제를 주었는데, 날이 어두워져도 그날 받은 할당량을 반드시 달성하라는 통에 여성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몸이 허약한 여성들은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까지 추위에 덜덜 떨며 일합니다. 어떤 여성들은 춥고 배고프고 일이 너무 힘들어 그 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동원에 나오지 않으면 벌금 2천원을, 그 날 과제를 다 하지 못하면 벌금 500원을 내야 합니다. 심한 경우 단련대에 보내겠다는 엄포까지 들은 터라 남편은 물론 어린 자녀들까지 일을 도와주러 나서는 형편입니다. 녀맹원들은 “우리는 지금 단련대 아닌 단련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농민시장 개편, 6개월 뒤로 연기

2009년 1월부터 농민시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고와 달리, 시행 시점이 6개월 뒤로 늦춰졌습니다. 이 소식에 주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1월 3일이 지나면서 식량가격이 먼저 떨어졌습니다. 일부 곡창지대를 제외한 전국 주요 도시 시장에서는 kg당 2,000-2,200원대였던 쌀값이 1,800원대로, 또 kg당 800-850원대였던 옥수수 값이 750원대로 각각 떨어졌습니다. 식량가격은 종합시장을 폐지하고 농민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중앙당의 지시가 발표된 이후 좀처럼 가격 변동을 그동안 보이지 않았었습니다.

6개월 연장 소식에 평양의 한 간부는 “시장을 없애면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지방 관리들의 의견이 빗발쳤는데, 이것이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간부는 “작년 농사가 전해보다 잘 됐다고는 하지만, 주민들 식량 사정이 좋아지지는 않았다. 우리 군당도 그렇고 리당에서도 이런 의견들을 중앙당에 많이 제기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방에서는 생각이 다 똑같았다. (종합)시장을 없애면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심한 고난이 돌아올 것이라고 모이는 사람들마다 걱정했다”고 했습니다. 다른 한 간부도 “‘배급이 없는 로동자들이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하는데, 배급을 주는 데는 없고 시장 문을 닫아버리면 모두 어떻게 사느냐?’ 는 질문과 의견들이 중앙에 무수히 쏟아졌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한 간부는 “현 시점에서 종합 시장을 폐지하면 내란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말하는 간부들도 있었습니다. ‘시장을 다 열어놓아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백성들이 유일하게 식량을 얻을 수 있는 게 장마당인데, 이 문마저 닫아버리면 모두 굶어죽으라는 소리와 뭐가 다르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습니다. (중앙)당에서도 무리하게 감행하기보다 먹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정을 지켜보면서 차차 실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민시장 전환은 6개월 뒤로 유보됐습니다.

“옥수수쌀 헤퍼, 죽물 만들어야”

강원도 세포군의 제분소(정미소) 사람들은 생산량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다지 실감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제분소를 찾는 사람들이 예년과 비교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년 이맘때쯤이면 제분소마다 매일 옥수수자루들이 줄지어 늘어서있을 텐데 요즘엔 하루 몇 자루 보기도 어렵습니다. 옥수수를 갈아 옥수수쌀을 만들던 것도 이젠 아예 가루로 만들어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북청리 제분소에 옥수수 가루를 만들러 온 40대 여성은, “옥수수쌀을 해 먹으면 너무 헤프다. 아껴먹으려면 죽물로 먹어야 한다. 소화가 잘 되는데다 채소 같은 거 넣으면 양이 불어나니까 좋다”고 했습니다. 나이 든 노인들은 제분소에 가지 않고, 집에서 절구를 찧어 옥수수가루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기계로 빻으면 아무래도 손실이 많이 생겨서 힘들더라도 집에서 낟알을 가공하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앙당 경제정책검열부, “2008년과 같은 식량난 재발되면 안 돼”

중앙당 경제정책검열부에서는 농업성과 무역성 일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식량 사정에 관한 김정일 위원장의 말씀 전달과 집행 및 대책을 강구하는 회의를 열었습니다. 2008년도 식량난 여파에 따라 아직 국내 식량 보유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새해에는 무역일꾼들이 중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대금을 식량으로 결재하는 방식을 채택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중앙당 간부들은 누차 “2009년 먹고 입고 사는 문제에 최대한 힘을 넣어야 한다”며, “2008년과 같은 식량난이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벌써 새해 농사준비가 시작됐습니다. 녀맹원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논밭 갈기에 동원돼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어김없이 집집마다 비료를 모은다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인분 등 퇴비 만들기에 총동원될 것입니다. 돈 있는 사람들은 남이 만들어놓은 인분을 사다가 바칠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끙끙댈 것입니다. 관련 무역일꾼들은 어디 가서 무얼 팔아야 비료를 사올 수 있을지 머리를 싸맬 것입니다. 비료를 사올 돈이 없으니 무엇이든 팔아서 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괜히 국가 소유물을 잘못 팔았다가는 범법행위로 조사당할지도 모릅니다. 북한 당국이 만약 식량 문제를 그동안 그렇게 강조해온 국방공업처럼 중요시 여긴다면, 말이 아니라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 좋은벗들. 오늘의 북한소식

남한도 경제상황이 어려워져,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각종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이웃이자 같은 동포인 북한주민들은 그 어느해보다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식량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3월이 되면 모든 식량이 바닥나고, 춘궁기 식량난이 재발될 조짐이 보입니다. 아무리 남한이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북한주민들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2009년에는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경색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풀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 그 혜택이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이 한결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잘 해주었으면 합니다. 남한 국민들도 북한에 또다시 식량난이 발생하면, 그 때는 2008년처럼 외면하지 말고, 모두 조금씩 마음을 모아 인도적인 식량지원에 나섰으면 합니다.

좋은벗들 제공





 북한주민들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  justice 2009/01/21 3679
269  러시아 인권변호사 대낮 피살  justice 2009/01/21 3983
268  하늘 열린 감옥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  justice 2009/01/19 5142
267  식량난에 대처해온 북한의 태도 살펴봤더...  justice 2009/01/13 3169
266  세계가 침묵하는 가운데 피로 물드는 가...  justice 2009/01/08 3243
265  "지지받는 정부를 붕괴시키는건 불가능하...  justice 2009/01/05 3133
264  고립을 넘어 자유와 연대로  justice 2008/12/29 3011
263  십자로 남은 동티모르 학살의 흔적  justice 2008/12/24 3658
262  태국민의 무관심, 그것은 무언의 외침  justice 2008/12/16 3557
261  "북한 풍년이지만, 여전히 큰 도움 필요...  justice 2008/12/04 3367
 
  [1][2][3][4][5][6][7][8][9] 10 ..[36]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hompy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