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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9-18 11:25:41, Hit : 3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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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슬림 여성 인권투쟁 '손에 손잡고'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기소된 수단의 여성 언론인 루브나 아흐메드 알 후세인이 9월7일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수도 하르툼의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슬림 여성 인권투쟁 ‘손에 손잡고’
  '차별과 편견’ 수난에 연대저항…국제사회 지원에도 힘 얻어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이슬람 교도) 여성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외롭게 당하기만 하던 ‘전통적’ 수난사가 아니다. 다른 여성들이 연대해 저항하고, 국제사회도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이슬람 사회의 가부장적 전통은 여전히 온존하되 강력히 도전받고 있다.

  ‘바지 입은’ 여성시위대 정부 규탄

수단의 반체제 언론인이자 전 유엔 직원인 루브나 아흐메드 알 후세인(43)은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입었다는 ‘죄’로 지난 7일 벌금 200달러를 선고받았다. 당초 태형(매질) 40대가 예상됐으나 재판부는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해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추고, 후세인이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한 달 동안 복역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후세인의 반응은 그러나 재판부의 기대와 달랐다. 그는 “이 판결의 합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감옥행을 택했다. 석방 기회를 마다하고 이미 두 달 이상 갇혀 있던 교도소로 돌아가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이튿날 수단언론인노동조합의 벌금 대납으로 풀려난 후세인은 “언론노조위원장이 수단 집권당 소속”이라며 자신이 감옥에서 희생양으로 부각되는 것을 정부가 원치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잘못된 법을 고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후세인은 두 달여 전인 7월3일 수도 하르툼의 한 레스토랑에서 바지를 입은 채 식사하다가 체포됐다. 역시 바지를 입은 다른 여성 12명과 함께였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공공장소에서 ‘단정치 못한’ 옷차림을 했다는 것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수단 형법에 따라 태형 40대에 처해질 수 있는 혐의다.

체포된 여성 가운데 대부분은 비공개 약식 재판에서 태형 10대를 맞고 풀려났지만 후세인은 “여성의 복장을 규제하는 법 조항이 잘못된 것”이라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당시 유엔평화유지군에 몸담고 있던 후세인은 “유엔 직원에게 적용되는 면책권을 활용하자”는 변호인단의 권유도 거부했다. “1심에서 태형이 선고되면 끝까지 상소하고 헌법재판소까지 가겠다. 헌재에서 해당 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 40대가 아니라 4만대라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을 병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그는 법정에 나올 때도 체포 당시 입은 바지 차림이었다.

많은 여성이 후세인의 용감한 투쟁에 감동해 일어섰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바지를 입은 여성 시위대가 법원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쏘는 최루탄과 물대포에도 개의치 않았다. 거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여성들은 체포될 위험을 무릅쓰고 바지 차림으로 시내를 활보했다.

세계적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후세인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고 ‘혐오스러운’ 태형을 정당화하는 법 조항을 폐지하라”고 수단 정부에 촉구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르푸르 학살을 지휘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바지 재판’으로 인해 더욱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후세인은 수단에서 여성의 인권과 자주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이슬람 중심의 다종교 사회를 잘 유지해 온 말레이시아에서도 최근 무슬림 여성에 대한 태형 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전직 모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카르티카 사리 데위 수카르노(32)가 사건의 주인공이다. 카르티카는 2007년 12월 파항주 쿠안탄의 한 호텔 바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파항주 이슬람경찰에 체포됐다. 전체 인구의 60% 가량이 이슬람 교도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음주로 적발된 무슬림에게 최고 징역 3년형과 체벌을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신 기독교도나 힌두교도 등 다른 종교 신자들은 술 마시는 데 제한이 없다.

  “여성에게 태형은 과도한 형벌”

파항주 이슬람법원이 지난 7월 카르티카에게 벌금 1400달러와 태형 6대를 선고하면서 이 사건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그동안 무슬림이 술을 마시다가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친 데다 여성이 음주로 태형을 받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다른 무슬림의 음주를 막기 위해 태형을 선고했다”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일벌백계’하려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성단체와 인권단체들은 “남성들도 엉덩이에 매질을 당하고 나면 피부가 찢어지고 심한 흉터가 남는다”면서 “여성에게 태형을 가하는 것은 과도한 형벌”이라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의 태형은 야자나무 막대기로 엉덩이를 내리치는 형벌이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슬람법원은 8월24일 카르티카에 대한 태형 강행을 시도했다. 법원 직원들이 호송차량에 카르티카를 태우고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30분쯤 지난 뒤 그는 다시 이 차를 타고 귀가했다. 법원이 이슬람 성월(聖月)이자 금식월인 ‘라마단’ 중임을 들어 형 집행을 라마단 이후로 연기하면서다.

집행이 미뤄진 이튿날 정부가 사태에 직접 개입하고 나섬에 따라 카르티카의 태형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샤리자트 압둘 잘릴 여성·가족·지역사회개발부 장관은 “이번 판결이 가혹하다는 것이 압도적 견해”라며 판결이 재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리자트 장관은 “우리는 이번 사태로 카르티카 본인은 물론 말레이시아의 국가적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의 딸이자 여성계 지도자인 마리나 마하티르는 “금주는 신과 인간 사이의 문제로, 지켜야 하는 일에 틀림없다”면서도 “태형 같은 처벌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후세인과 카르티카의 사례에서 보듯 많은 무슬림 여성이 차별과 편견에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이슬람이 지닌 본질적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여성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는 “상당수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각국이 이슬람 정신을 잘못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슬람 경전 코란(쿠란)은 남녀평등을 강조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무슬림 여성들이 자신의 신앙을 배반하지 않고도 더욱 자유로운 삶을 꿈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이슬람 국가 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사태가 보여주듯이 내부 여성의 단결과 연대, 국제사회의 지원이 뒷받침될 때 고통받는 여성들의 신음은 잦아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위클리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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