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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6-01 15:52:15, Hit : 3479
 "교전지역 2만5천명 생사기로에"

      “교전지역 2만5천명 생사기로에”

  한겨레신문 인터뷰-룩샨 페르난도

  내전 종식 스리랑카 인권활동가 룩샨 페르난도 “근본적인 평화 위해선 타밀족 동등하게 대해줘야”

26년 동안 불을 뿜은 스리랑카 내전이 막을 내렸다.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5월19일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타밀족의 독립국가 수립을 내걸고 총을 들었던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이하 타밀호랑이)도 패배를 시인했다.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 사령관을 포함한 지도부 대다수도 사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스리랑카 땅에 평화는 오는가?

<한겨레21>은 때맞춰 방한한 스리랑카 인권단체 ‘법과 사회 트러스트’ 활동가 룩샨(루키) 페르난도(35)를 만났다. 자그마한 체구에 유독 반짝이는 눈을 가진 페르난도는 ‘신할리즈 타이거’로 불린단다. 교전의 두 당사자인 타밀호랑이와 정부군 양쪽이 저지른 인권유린 사례를 추적해 고발해온 그는 스리랑카 정부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5월21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마주한 그는 1시간 남짓한 인터뷰 동안 쉼없이, 거침없이 스리랑카의 인권 현실을 고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전쟁은 정말 끝난 건가.

=군사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설명을 하지는 못하겠다. 타밀호랑이 지도부를 모두 사살했고, 전투도 끝났다는 게 정부의 발표다. 이런 설명만 놓고 보면, 전쟁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 다른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쟁 기간에 스리랑카 정부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도 전쟁을 벌였다. 무차별 체포와 구금이 잇따랐고, 무고한 목숨이 숱하게 스러져갔다. 다른 한편 정치·종교·언론인은 물론 시민사회 활동가 등 정부의 무한폭력을 비판하는 진영에 대해서도 전쟁 아닌 전쟁을 계속해왔다. 정부를 비판하면 무조건 ‘테러 동조자’로, ‘매국노’로 몰아세웠다.

-오랜 전쟁이 남긴 상처가 클 텐데.

=스리랑카 사회는 극단적으로 갈라서 있다. 전쟁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사람들은 폭력에 둔감해졌다. 타밀호랑이를 없애려면 무고한 민간인이 숨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교전이 격렬해지면서 올 들어서만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7천여 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줄잡아 21만여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타밀호랑이를 격퇴했다면서 거리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했다. 교전 중엔 (다수족인 신할리즈족 출신) 군인들도 다수 숨졌다. 그 가족들은 축하할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게다.

-그래도 전쟁이 끝난 건 기뻐할 만한 일 아닌가.

=민간인 피해가 너무 컸다. 이에 대한 보상 등 적절한 대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저항이 재개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다수 신할리즈족이 타밀족을 포함한 소수인종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쟁이 끝났다고 축제를 벌이는 이들이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겠나. 전쟁에서 이긴 쪽이 진 쪽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관건이다.


-타밀호랑이가 패배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라자팍세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공세적으로 타밀호랑이 뿌리 뽑기에 나섰다. 민간인 피해가 커진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인도 등의 지원도 정부군의 승리에 기여했다. 타밀호랑이 진영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최근 몇 년 새 신할리즈족은 물론 무슬림과 타밀족에게까지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타밀호랑이에 비교적 우호적이던 이들도 하나둘 등을 돌렸다.


-교전을 피해 나온 난민들에 대한 우려도 큰데.

=잊어선 안 되는 사실은 약 2만5천 명이 아직도 교전 지역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긴급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 모두 조만간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게다. 유엔 공식 추정으로만 올 들어 21만9천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가 마련한 ‘난민캠프’에 사실상 구금돼 있다. ‘테러 용의자’를 가려낸다면서 난민 전체에게 집단 처벌을 가하고 있다. 가족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이 대부분이다. 정신적 충격에 물도, 식량도, 의약품도 절대 부족한 상태다. 무기수도 면회가 가능한데, 이들 난민은 접견조차 못하게 한다. 상황이 위중하다.

-소수인종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개헌을 말하는 이들도 있던데.

=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이긴 하다. 하지만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아직도 ‘테러 혐의자’로 갇혀 있는 이들이 최소 몇천 명이다. 이들에게 혐의가 있다면 기소해 재판을 받게 하던가, 그렇지 않다면 석방해야 한다. 정부는 ‘화해’를 말하지만, 이런 후속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으니까. 정부나 군부는 물론 일반 신할리즈족 사이에서도 당장 타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따돌림, 괴롭힘이 줄어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근본적인 것은 타밀족을 동등하게 대해주는 것뿐이다. 전쟁의 원인은 ‘차별’이었다.


  출처 : 한겨레신문
  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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