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기금
 

  
 justice(2009-04-06 13:24:33, Hit : 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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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인권의 사회' 스리랑카의 피해




       ‘죽은 인권의 사회’ 스리랑카의 비애
정부군과 타밀 반군의 전쟁이 벌어지는 지역의 주민은 피난도 갈 수 없다. 피난 가면 반군의 공격을 받는다. 피난에 성공해도 정부는 이들을 ‘수용소’에 가둔다. 반인권·반인도주의가 판치는 현장을 고발한다.  

룩산 페르난도(36·스리랑카 인권 활동가)는 2주 전 싱가포르로 피신했다. 스리랑카 정부의 대대적인 ‘타밀타이거 해방군(LTTE·타밀타이거)’ 토벌로 시작된 인권과 인도주의의 위기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는 생명의 위협을 계속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에서 일하던 타밀 청년 두 명이 이유도 없이 구금되었다. 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감시와 협박 전화가 계속되었다.”

룩산이 정부의 타깃이 된 것은 지난해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스리랑카가 3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룩산을 포함한 스리랑카 출신 활동가들은 자국의 인권 상황을 돌보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에서 인권이사국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스리랑카의 인권 상황을 알리며 맹렬하게 ‘낙선운동’을 펼쳤고, 관행적으로 3선을 낙관하던 스리랑카는 고배를 마셨다. 그 후 그는 ‘정부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이 때문에 인권과 평화를 위해 일하던 언론인과 인권 활동가, 그리고 성직자들이 계속 탄압받고 살해가 잇따르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싱가포르로 도피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타밀타이거만 토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모든 목소리와 전쟁을 선포했다.” 타밀 반군의 협력자로 몰린 마노 가노산 의원의 말이다. 협박이 이어졌고, 테러조사국에 의해 8시간 이상 강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결국 그도 반강제로 조국을 떠나야 했다. 이 중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은 저명한 신문 편집인인 라산따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그는 살해되기 전 예언처럼, 자신이 만약 죽는다면 그 배후에는 정부가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썼다. 이 사설이 실린 신문은 그의 사후에 발행되었고, 영국의 가디언 같은 세계 저명한 언론이 다시 받아 적으면서 스리랑카의 인권 상황을 전세계에 알렸다.

스리랑카는 지금 문자 그대로 전쟁 중이다. 24년을 끌어온 이 전쟁은 정부군을 구성하는 다수파 싱할리족과 반군을 구성하는 소수파 타밀족 간의 종족 분쟁 성격을 띤다. 스리랑카 섬의 북쪽과 동쪽의 일부를 점령하던 타밀 반군은 정부 쪽 공세에 밀려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자신을 얻은 정부군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반군을 완전 소탕하겠다며 국제사회가 만류하는데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이 3월15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미 2800명이 사망하고 7000명이 부상했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갇힌 주민 15만명 넘어

정부군은 전쟁 지역에 있는 민간인에게 즉각 피난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간인은 피난할 수가 없다. 이번에는 타밀 반군이 피난하는 사람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이 약 15만에서 18만 명이나 된다. 정부군은 타밀군이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한다고 비난했지만 룩산은 정부군 역시 민간인의 생명을 돌보지 않기는 매한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밀 반군의 위협을 무릅쓰고 피난을 떠나면 이번에는 정부군의 가차없는 폭격이 기다리고 있다.”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사상자의 3분의 2가 정부가 폭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곳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정부 측 집계를 따르더라도 3만7420명이 전선을 넘어 피난했으며, 3만5000명이 피신해 정글 속에서 헤맨다.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 반군의 전쟁으로 다친 주민.
유엔 기구들은 정부 측의 압력과 경고에 따라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바로 철수했다. 민간인들이 몰려와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유엔기구들마저 떠나고 난 후 전쟁 지역의 인권과 인도주의적 감시와 지원은 전무하다.

천신만고 끝에 피난에 성공하더라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스리랑카 정부는 피난한 이들을 난민 캠프에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곳을 복지후생마을이라 부르지만 국제 단체들은 수용소 또는 ‘구금 시설’이라 부른다. 정부 측의 애초 계획에 따르면, 20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다섯 군데 시설에서 모든 피난민을 강제로 3년까지 수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강력한 항의로 정부는 수용자의 80%를 1년 안에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스리랑카 국회의원 마노 씨는 “그들은 스리랑카 국민이다. 왜 그들을 가두어야 하는가?”라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 모든 이들에 대한 심문이 필요하다”라는 정부 측의 싸늘한 대답뿐이었다.

이런 정부 측의 반인권·반인도주의적인 모든 조처에 대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높아가지만 스리랑카 정부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영국 정부는 데스 브라운 전 국방장관을 스리랑카의 현 상황에 대처할 특사로 임명했지만 스리랑카 정부는 2월13일 그의 방문을 즉각 거부했다. 내정간섭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등이 주도해 정부군과 타밀타이거 양쪽에 주민이 대피할 동안 휴전하기를 요구한 것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룩산 페르난도는 “정부 측의 이런 행동은 스리랑카 국민에게는 영웅적인 것으로 비친다”라고 말했다.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는 ‘사회주의적’인 스리랑카라는 정부의 정치 선전이 국민에게 먹힌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야당도 야당 구실을 못한다. 전쟁에는 찬성한다, 다만 인권을 지켜달라. 이 정도 목소리밖에 못 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스리랑카에도 단호하게 전쟁에 반대하는 좌파가 있지만, 그 존재가 너무나 미미해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한다.

“더 많은 테러 불러온 테러와의 전쟁”

스리랑카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룩산의 얼굴은 어두웠다. “솔로몬의 지혜에 등장하는 두 어머니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서로 내 자식이라고 우기자 솔로몬이 반으로 갈라서 반반씩 차지하라고 하자 진짜 엄마는 울부짖으며 자기가 포기하겠다고 했다. 불행하게도 지금 난민에게는 진짜 엄마가 없다. 정부군도 타밀타이거도 반으로 찢어 시체로라도 가지겠다는 것이다.”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은 별로 없다. 중국이나 몇몇 나라가 계속해서 스리랑카에 무기를 파는 한 서구의 압력은 소용없을 테고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일본은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테러와의 전쟁에 지치고 한편으로는 애국주의에 도취된 다수 국민은 어떤 식으로든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이런다고 전쟁이 끝나겠는가? 어림없다. 정부가 타밀 반군의 마지막 근거지를 점령하고 이제 완전 소탕은 시간문제라며 자신만만하던 때인 지난 2월20일 타밀 반군의 비행기 2대가 콜롬보 상공에 나타났다. 물론 요격되어 떨어졌지만 반군의 비행기가 북쪽에서 이륙해 유유히 수도 콜롬보 상공에까지 나타난 것이다. 3월10일에는 남부의 이슬람 사원에서 장관들을 노린 자살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나 10여 명이 숨지고 장관 3명이 부상했다. 이 두 사건으로 정부의 호언장담과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특히 반군의 비행기가 콜롬보 상공에 나타난 사건으로 애국주의적 승리에 도취된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국민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테러를 없앤다는 전쟁이 더 많은 테러를 불러온다. 그것이 지난 24년간 타밀타이거와 정부군 간의 내전이 던져준 교훈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 교훈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라고 룩산은 말했다

출처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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