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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1-23 12:01:39, Hit : 3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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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단체라고? 우린 자선단체야"



  문타지르 JuD 대변인에 따르면 하루 약 6000명이 JuD 병원(위)에서 진료를 받는다. 이 병원은 JuD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테러 단체라고? 우린 자선단체야”  

  유엔이 테러 단체라고 지목한 JuD는 지역 주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결합하며 진화하는 JuD를 파키스탄 현지에서 취재했다.  

“왜 다른 사람은 다 체포되었는데 당신은 무사한가?” “바로 당신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다.” 압둘라 문타지르는 농담처럼 답했다. 그는 유엔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자마트 우드 다와(JuD)의 대변인이다. 지난 1월1일 오후 파키스탄 북서쪽 국경도시 라호르 시내, 기자가 묵던 숙소에서 만난 그는 성직자처럼 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겉보기와 달리 실제 나이는 서른셋이라고 했다.

그와 처음 접촉한 것은 12월 중순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유엔 안보리가 JuD를 인도 뭄바이 테러를 일으켰다는 라시카르 에 토이바(LeT)와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단체라고 발표한 직후였다. 뭄바이 비극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LeT는 거의 알 카에다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무시무시한’ 조직의 전위 단체라는 JuD 대변인의 목소리는 예상과는 매우 달랐다.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조목조목 대답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때 더욱 이 사람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LeT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영토 분쟁을 하는 카슈미르 일대에서 무슬림 해방운동을 하며 성장했다. 인도군의 카슈미르 점령에 맞서 게릴라식 저항 공격을 펼치기도 했다. 인도는 LeT가 파키스탄 정보국(ISI)의 후원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2001년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 이겨 파키스탄은 LeT를 불법화했다. 미국과 인도는 이때부터 LeT가 JuD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믿는다.

JuD가 뭄바이 테러 배후 단체로 지목된 이후 파키스탄 정부는 JuD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JuD 요인 12명을 체포하거나 가택 연금했다. JuD 소유의 부동산을 압수하고, 사무실을 폐쇄했다. 파키스탄 언론이 JuD의 주장을 보도하는 것도 금지했다.  

“당신은 외신이니까 나와 인터뷰해도 된다”라고 문타지르는 말했다. “가끔 용기 있는 파키스탄 언론인이 우리 성명을 보도하기도 한다. 우리가 뭄바이 테러와 아무 상관없다는 것은 파키스탄 정부도 이미 알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우리를 조사해도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자선·구호 단체일 뿐이다.”

  기자 그만두고 JuD를 택한 까닭

“그런데 왜 아직까지 당신들은 불법 단체인가? 법원에 구제 신청을 할 수는 없었나?” “이건 파키스탄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엔 안보리가 우리를 테러 단체라고 했고, 파키스탄은 유엔 회원국이다.” 그는 뭄바이 테러가 JuD와 아무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정부와 연결하는 것도 무리라고 말했다.

“뭄바이 공격을 한 10명이 대부분 파키스탄 출신 아니었느냐”라고 물었다. 그는 “이른바 9·11 테러라고 하는 사건을 보자. 미국 발표에 따르면 테러범 21명 중 17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책임을 물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파키스탄 국적을 지닌 사람도 얼마든지 인도에서 훈련받고 인도에 의해 조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곧잘 전화를 받기 위해 일어섰다. 최신형 휴대전화에 마이크 이어폰 잭을 연결해놓고 수시로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는 모습이 마치 한국의 여의도 증권사 딜러를 연상케 했다. 그에게 JuD에서 일하기 전에 뭘 했느냐고 물었다.

“난 원래 저널리스트였다. 이슬라마바드의 <데일리 아우샤프>, 라호르의 <데일리 파키스탄> 등에서 일했다.”  이들 신문사는 파키스탄 내 유력 일간지다. 압둘라 문타지르는 좀더 실천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JuD를 택했다고 말했다. 전직 기자 출신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이 인텔리 대변인. 그는 페샤와르 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버추얼 대학에서 MBA를 받은 엘리트다. 왠지 그럴듯했다.

그가 이슬람 운동가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인터뷰 도중 갑자기 “기도 시간이 되었다”라며 시계를 보았을 때였다. 이슬람 교리에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하게 되어 있지만, 이를 꼬박꼬박 지키지 않는 무슬림도 많다. 그는 빈방을 잠시 빌려 10여 분간 메카를 향해 절하고 기도하는 의식을 치렀다.

문타지르 JuD 대변인에 따르면 하루 약 6000명이 JuD 병원(위)에서 진료를 받는다. 이 병원은 JuD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기도를 마친 그에게, 과연 JuD가 진짜 자선단체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1월1일 저녁 그는 즉석에서 JuD가 운영하는 라호르 시내 병원 세 곳을 안내해주었다. 한 곳은 빈민촌 아다왈에 있었다. 병원이라기보다 간이 진료센터라는 말이 어울려 보였다. 저녁 시간인데 주민 20여명이 장사진을 치고 순번을 기다렸다. “아기가 목감기가 걸려서 왔다”는 가족부터, 배앓이를 하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파키스탄에 ‘JuD 무료병원’ 156개

야간 당번을 서는 의사는 주민이 무료로 진찰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부 여유 있는 사람에게는 20루피 정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무료다. 운영비는 모두 JuD 후원금에서 나온다”라고 의사는 말했다. 이 의사는 JuD에서 일하기 전에는 국립보건소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JuD가 뭄바이 테러 배후 혐의를 받고 있다는 뉴스도 잘 알고 있었다. “얼마 전 경찰이 이곳 진료소를 찾아와 이것저것 조사하고 갔다. 하지만 병원 운영을 막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압둘라 문타지르 대변인에 따르면 파키스탄 전역에 JuD 병원이 156개 있고, 하루에 6000명이 진료를 받는다. JuD 본부가 있는 라호르 시내에는 30개가 있다. 진찰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민은 무료로 자기들의 몸을 보살펴주는 JuD에게 깊이 감사했다. 이들이 취재를 위해 억지로 동원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좀더 큰 병원에 가보았다. 2006년 세운 ‘하자이크 24시간 외과병원’은 수술도 할 수 있는 진짜 병원이었다. 역시 JuD 산하조직인 ‘다와 메디컬’의 후원을 받는다. 밤 9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도 병원에 남아 주민을 진찰하는 의사는 30대 젊은이였다. 그는 낮에는 월급을 많이 받는 국립 병원에서 일하고 밤에는 이곳에서 자원 봉사를 한다고 했다. “8년 전 대학 병원에서 인턴을 하는데 친구 소개로 JuD가 주최한 강연회에 가게 됐다. 그 강연에 크게 감명을 받아서 JuD 캠프에 참가하고 JuD 멤버가 되었다. 그때부터 봉사활동을 한다”라고 의사는 말했다. “무슨 강연이었기에 당신의 인생을 바꾸었나?” “어렵고 불우한 사람을 도우라는 말씀이었다.”

이 병원 역시 최근 파키스탄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경찰 당국은 병원 운영을 막지는 않았지만, JuD로부터 자금 조달은 중단됐다. “계속 이렇게 JuD가 불법 단체로 있으면 병원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JuD가 운영하는 중등학교 ‘앗 다와 모들’은 뭄바이 테러 이후 파키스탄 교육부가 보낸 관리의 감독을 받는다.

다음 날인 1월2일 문타지르 대변인 도움 없이 JuD가 운영한다는 중등학교에 찾아가봤다. 라호르 만수라에 있는 ‘앗 다와 모들’ 학교다. JuD 산하 사립학교였던 이곳은 뭄바이 테러 사건 이후 파키스탄 교육부가 보낸 파견 관리의 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기자가 갔을 때 파견 관리는 보이지 않았다. 형식적으로는 정부에 귀속되었지만 예전 교장이 그대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학생의 일상도 변함없었다. 모하마드 나와즈 치마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이슬람 신학교가 아니다. 일반 학교처럼 국어·수학·물리 등 일반 과목을 가르친다”라고 말했다. 10개 학급에 15세 전후 학생 235명이 다닌다. 부모의 경제 사정에 따라 1년에 600루피를 내기도 하지만, 서민은 학비가 무료라고 한다.

  후원금 빼돌려 무장 단체 지원?

현장을 직접 본 결과 JuD가 자선·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JuD가 자선 단체라는 것과, 이 단체가 뭄바이 테러와 연관이 없다는 것은 전혀 별개 문제다. 한국의 사이비 종교 단체도 대개 겉으로는 봉사 단체, 자선 단체의 모습을 띤다. 일각에서는 JuD가 후원금으로 거둔 돈을 무장 단체 활동금으로 빼돌린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인도 정부는 JuD가 벌써 이름을 ‘테릭-에-후르마트-에-라술(THR)’이라고 바꿔 새 활동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테릭-에-후르마트-에-라술’은 ‘신의 영광을 지키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불법화될 때마다 LeT→JuD→THR로 모습을 바꾼다는 게 인도 정부의 설명이다.

    이 학교 학생이고 위는 모하마드 나와즈 치마 교장.

인도 정부의 주장과 JuD의 주장은 서로 엇갈리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이슬람 운동 단체가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역에 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사람을 보살피고 교육하며 민중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라호르 시내에서 전파상을 운영하는 나비드 안와르푸 씨는 “파키스탄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 왜 자마트 우드 다와를 괴롭히느냐”라고 섭섭해했다. 파키스탄 사람들의 정서가 일반적으로 그랬다. 마치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서 병원과 학교를 운영하며 민중의 지지를 받아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언론인 출신의 영어에 능숙한 대변인을 내세우고, 홈페이지도 만들고, 여러 번 이름을 바꾸며 합법적 공간을 넓혀가는 것도 진화한 모습이다. 압둘라 문타지르는 “조만간 CNN과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출처 : 시사 in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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