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기금
 

  
 justice(2009-02-02 11:52:50, Hit : 3567
 인도 천민마을, 하루 천원에 6명이...


  인도 불가촉 천민이 사는 마을 <둥게스와리>에 살고 있는 아이들 이야기

대학시절, 교사의 꿈을 안고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던 선배는 방학 때 인도 봉사활동을 다녀오더니, 졸업 후 교사생활을 접고, 인도의 천민마을로 봉사활동을 떠났습니다. 그 뒤로 6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곳에서 천민마을 아이들이 더이상 구걸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에 온 몸을 던지고 계십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참 존경하는 선배입니다. 선배는 인도의 천민마을 아이들 소식을 줄곧 전해주곤 하는데, 들을 때마다 항상 감동스럽습니다. 오늘은 그 2번째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인도의 천민마을 아이들 이야기 2 - 아자드비가 천민마을의 세 형제

핑키는 아자드비가에 살고 있는 14살의 여자 아이입니다. 핑키의 집에 찾아간 날, 6살 막내동생은 땅바닥에 앉아서 혼자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밥은 물을 많이 넣어 질게 만든 쌀밥에 소금을 넣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곧이어 물동이를 이고 핑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핑키의 하루

핑키의 하루를 잠깐 소개해 드릴께요. 나를 보고 부끄러움에 살며시 미소 짓고 있는 이 아이는 14살, 어린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나 핑키는 현재 집에서 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집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서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 와요”
우물은 집에서 100미터쯤 떨어져 있었습니다. 핑키가 가져온 우물물은 맑고 깨끗한 물이 아니라 검은 석탄의 흔적이 남아있는 물이었습니다. 아자드비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물을 직접 먹고 살고 있습니다. 물이 귀한 이 마을에서는 이러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먼저 일하러 가시고, 동생들을 깨워서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면 집안 청소를 하고 밥을 해요”

“아버지가 돌 깨러 가신 곳에 밥을 가져가서 저도 아버지와 함께 오후까지 돌 깨는 일을 해요. 그리고 다시 와서 저녁밥을 하고요”

아버지와 함께 한나절 내내 돌을 깨어 동생들을 키우는 핑키의 손은 두텁고 거칠었습니다.  유치원 교복을 아직도 입고 있는 핑키는 유치원까지 다녔다고 합니다. 7년 전 어머니가 막내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시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되면서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핑키가 살고 있는 마을은 아자드비가입니다. 그 뜻을 해석하면 자유의 마을입니다. 그러나 이 마을 이름은 정부 지도에는 없습니다. 주요 생계는 돌산에서 돌을 깨는 일과 간자스 마을 옆의 기차 길에서 석탄을 실은 기차가 잠시 서면 그 틈을 이용해서 석탄을 빼내어서 몰래 시장에 내다 파는 일입니다.

이 마을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듯 핑키의 아버지 다한 만지는 하루 종일 돌 깨는 일을 합니다. 그러나 돌 깨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돌가루와 더위에 지치기에 매일 같이 일할 수 없어서 평균 40루피를 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핑키가 돌을 깨어서 번 돈으로 집 6식구의 소득입니다.

1달러, 천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6식구가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양실조와 결핵에 걸린 딜립에겐 학교가는 길이 너무 멉니다.

"내 아들은 꼭 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아버지인 다한 만지는 무뚝뚝해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핑키의 남동생이자 큰 아들인 딜립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딜립은 2년 전 수자타 아카데미 1학년 학생이었는데, 깡마른 두 팔과 두 다리, 볼록 나온 배, 멍한 눈빛의 아이었습니다.
딜립은 8살의 아이였지만, 가끔 아이가 맞을까 싶게 세상에 대해 흥미가 없는 듯 잘 웃지도 않았고 멍한 표정을 짓고는 하였습니다.  검진결과 영양실조와 결핵이었습니다. 결핵 치료를 하며 수업에 많이 빠지게 되면서 이후로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2학년 동안 몇 번을 그러다가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학교가 너무 멀어요.”
딜립의 대답이었습니다. 딜립이 사는 아자드비가에서 수자타 아카데미까지는 1시간 가량을 걸어가야 합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아동 노동과 조혼의 대상이 됩니다.

이 곳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에 학교를 오지 않으면 여자 아이들인 경우, 대부분이 핑키와 같이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안일과 동생을 돌보다가 12살, 14살의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게 됩니다. 가난할수록 집에 형제들이 많을수록 일찍 결혼을 해야 입이라도 줄이고 지참금(돈)을 적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적게 가져온 돈 대신 어린 나이부터 온갖 허드레 일을 하다가 어린 나이부터 아이를 낳기 시작하여 기형아, 영양 결핍아를 낳거나 아이를 낳다가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벽돌공장에 보내지거나 도시에 돈을 벌기 위해 가면서 아동 노동의 대상이 되거나 석탄을 빼내어 훔쳐 팔거나, 할 일 없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도둑질이나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평생을 가난과 불가촉천민이라는 굴레 속에서 살게 됩니다.

  막내 마하비르-  나는 수자타 아카데미 1학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핑키의 또 다른 동생 마하비르는 수자타 아카데미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마하비르가 입학하던 날, 매일매일 학교에 꼭 오기로 약속하였습니다. 학교에 오면 꼭 서로 인사하자고 하였습니다.

아침 조회 시간이 되면 언제나 마하비르의 자리에 시선이 갔습니다. 말이 없었던 딜립과 달리 마하비르는 학교가 끝날 때면 먼저 찾아와서 꼭 아는 척을 하고 갑니다. 눈빛도 생기가 있고 잘 웃는 아이입니다.  하루로 빠지지 않고 매일매일 학교에 오고 있습니다. 마하비르에게 물었습니다.

“크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니?”
“좋은 사람이요.”
“좋은 사람? 어떤 사람?”
“선생님......”

배움은 희망입니다. 다행히 올해 <인도 JTS>는 아자드비가 마을에 수자타아카데미 분교를 짓고 있습니다. 딜립의 집과도 아주 가깝습니다. 내년부터는 분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딜립, 분교가 생기면 2학년부터 다시 공부하자”
“네”

며칠 후, 아자드비가에서 불가촉천민 4개 마을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회의가 있는 날, 핑키와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꿈이 뭐니, 장래희망이 뭐니 쉽게 물어볼 수 있겠지만, 핑키를 보며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부하고 싶으니?”
“하(네)”
핑키는 대답하며 살며시 웃었습니다.

  하루 천원(1달러)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핑키네 6식구

집안의 가장이 된 핑키와 결핵과 영양실조에 걸려 학교를 중도포기한 딜립에게는 수자타 아카데미에 입학한 동생 마하비르가 무사히 학교를 마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선배가 보내준 글과 사진 속에는 천민마을 아이들을 배움의 길로 이끌기 위해 애쓰는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세상의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지구상에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노력들로부터 시작하여 "배고픈 어린이가 없는 세상, 문맹 없는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도 기꺼이 이런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하겠노라고 다짐하며, 생활 속에서 절약된 돈들을 긁어모아 인도의 천민마을 아이들에게 보냈습니다.

둥게스와리의 모든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중도 포기하지 않고, 차별 없이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이 글을 읽으신 많은 분들도 따뜻한 관심과 후원을 바랍니다.  

- JTS 인도 천민마을 아이들 돕기 : (문의) 02-587-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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