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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2-02 16:07:59, Hit : 3736
 스리랑카 내전 - 사자와 호랑이의 혈투

    스리랑카 내전: 사자와 호랑이의 혈투- 이 근수(연구위원 )

  남아시아 인도 대륙의 동남쪽에 위치한 섬나라, 스리랑카(Sri Lanka, 면적 6.6만㎢, 남한의 2/3)는 1815년 영국의 직할 식민지로 편입되었던 시일론(Ceylon)이 1948년 2월 영연방의 정식 회원국으로 독립한 나라이다. 열대 지방에 속하지만 비교적 온화한 기후의 영향으로 홍차와 천연고무 등이 주산물이고 관광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그런데 시일론 차(茶)를 떠올리게 하는 신비스럽기까지 한 불교국가에서, 전혀 뜻밖에도 무자비한 혈전이 진행되고 있다.

  스리랑카 내전은 1,884만 인구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계 싱할리족(74%)과 소수 힌두교계 타밀족(18%)간의 뿌리깊은 종족·종교간 갈등과 반목에서 비롯되었다. 독립 52년 동안 평화 기간은 10년이 채 안되며, 주민들은 17년간의 전쟁과 36년간의 비상사태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궁핍한 생활을 해왔다.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 반군간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된 1983년부터 오늘날까지 5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십만의 부상자, 그리고 1백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였고, 수많은 인권 유린사태가 보고되는 등 스리랑카 내전은 세계적으로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분쟁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독립 직후부터 집권 싱할리족 정부는 싱할리어를 유일 공용어로 채택하고 불교 우대정책을 펴는 등 힌두교도인 타밀족의 반발을 샀다. 타밀족 역시 독립 당시부터 주요 거주지인 북부와 동부지역에 대한 자치권 확대를 주장해왔다. 1965년부터 분리독립운동을 추진해온 타밀족은 1970년대에 들어 무장조직을 결성하여 싱할리족 정부에 대항하기 시작하였다. 1972년 5월 정부가 국명을 「스리랑카(싱할리어로 '큰 성취'라는 뜻) 민주사회주의공화국」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헌법에 따라 타밀족에 대한 차별정책을 심화시킨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호랑이로 상징되는 타밀족은 스리랑카의 국기가 싱할리족을 대표하는 사자로 고안된 데 대해서도 불만이다.

  1983년 7월 반정부 폭동의 진압과정에서 타밀족이 대량 학살(1천명 이상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무력 충돌이 시작되었다. 특히 같은 해 결성된 "타밀 일람 해방 호랑이(LTTE, 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라는 무장단체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분리독립투쟁이 전개되었다. 내전은 타밀족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스리랑카 북부 자프나(Jaffna) 반도를 비롯하여 동부 일대에서 반군의 게릴라전에 대응하는 정부군의 대규모 소탕작전 등 치열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양측이 보유 무장력을 총동원하는 강도 높은 전쟁이며, 전선이 불분명하고 특히 민간 피해가 많이 발생되는 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LTTE는 "검은 호랑이(the Black Tigers)"라는 자살 폭탄테러단을 운용하고 있으며, 민간인을 방패로 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내전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지상전투와 더불어 해상전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반군 측의 거점이 해안을 따라 형성되어 있기도 하지만, 인도 동남부지역으로 통하는 해상보급로의 장악 여부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정부군과 타밀 반군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됨으로써 한때 내전은 소강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스리랑카 정부의 요청에 따라 양측간 협정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평화유지군 성격의 인도군 7만명이 파견되었다. 힌두교계 타밀족은 수세기 동안 인도로부터 이주·정착해왔다는 점에서 스리랑카 정부는 인도의 개입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1989년 2월 2,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채 인도군이 철수하게 되자, 일시적인 평화가 끝나고 1991년부터 전투가 재개되었다. 또한 타밀 반군 측의 테러활동이 강화되면서, 1993년 5월 프레마사다(R. Premasada) 대통령이 자살특공대에 의해 암살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1만 명 이하로 추정되는 LTTE가 주력인 타밀 반군이 11만 명이 넘는 정부군에 대항하여 주요 거점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거의 대등한 전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타밀 반군 측의 조직력과 자금조달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해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LTTE는 민족, 종교, 역사적으로 유대가 깊은 인도 동남부 타밀 나두(Tamil Nadu)주와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의 타밀 해외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또한 장악지역에서의 세금 징수, 인근 미얀마, 태국과의 마약 및 무기 거래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군사비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양측 모두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으로부터 무기와 군사장비를 조달하고 있다. 2000년에 들어 미국은 스리랑카 정부군의 대테러 및 심리전 능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대게릴라전 수행에 필요한 헬기와 박격포 위치탐지레이더 등 군사장비 판매를 승인한 상태이다. 장기간의 살육전으로 인해 최근 양측은 병력 충원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지원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스리랑카 정부는 징병제로의 전환을 계획했으나 의회의 법안 부결로 무산된 바 있으며, 타밀 측의 경우에는 소년병을 전선에 투입하는 등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양측의 대외 홍보전도 만만치 않다. LTTE 측은 영국과 캐나다 등을 활동무대로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스리랑카 정부의 역사 왜곡, 편파적인 정책, 부패와 부정, 인권 탄압과 양민 학살 등을 폭로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정부는 LTTE의 민간인 학살과 테러, 파괴활동, 불법적인 마약 및 무기 거래 등을 비난하면서 반군 측의 위장평화전술을 홍보하고 있다. 인도와 미국은 국제 테러집단 지원과 연계 활동에 우려를 표하면서, LTTE를 주요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금지시키고 있다.

  1994년 8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반군과의 평화협상이 재개되기도 했으나, 1998년 1월 스리랑카 정부가 LTTE를 불법단체로 규정한 이래 평화협상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현재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노르웨이가 난민 구호와 중재 활동을 벌이고 있고, 특히 국제적십자사는 정부군 및 반군 양측에 대해 비전투원 살상을 초래하는 무차별적 전투행위 금지와 국제인도주의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내전 당사자 양측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매달 수백 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상되는 점을 중시한 유엔은 지뢰 제거반을 파견하여 운용중이다. 1999년 6월 쿠마라퉁가(C. B. Kumaratunga) 대통령은 2000년 8월까지 헌법 개정을 통해 연방국가로의 전환과 타밀족에 대한 자치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내전 종식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반 주민들은 지긋지긋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으나, 스리랑카 정치권 내의 반발도 만만치 않고, 자치가 아닌 완전 독립을 추구하는 LTTE 측의 태도로 보아 그 실행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내전으로 인해 스리랑카는 막대한 인명 피해, 정국 불안정과 경제적 피폐, 심각한 환경 파괴 등 벗어나기 힘든 악순환의 굴레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리랑카가 평화와 자비를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종족간의 화해와 정치권의 대타협을 통해 사회·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일이 중요하다. 또한 당사자간의 직접협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영연방국가들과 국제기구의 중재·조정 노력이 아쉬운 시점이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기대되지만, 1987년 7월 타밀 측 대표를 배제한 채 체결된 인도-스리랑카간 평화협정에 대해 타밀 측은 인도 측의 '배신'으로 간주하고 있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인권 상황과 관련하여 분쟁 당사자간의 자제가 요망되고 있다. 폭탄 테러와 양민 학살 등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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