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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ce(2009-02-03 12:54:55, Hit : 4419
 후퇴하는 동북아 인권, 연대로 막자

      후퇴하는 동북아 인권, 연대로 막자
  점차 커지는 '동북아 연대'의 필요성

현재 동남아시아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아세안 (동남아 국가연합, ASEAN) 내에서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아세안이 처음 출범한1967년에는 아세안의 주된 관심이 단지 안보와 경제 개발에만 집중되었지만 1993년 비엔나 세계 대회를 거치면서 아세안 정상들은 비엔나 인권 선언을 기반으로 아세안 내에서도 인권 관련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렇지만 그 이후, 1998년 하노이 Action Plan에 이르러서야 아세안 내에서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된다. 이후 2004년, 비엔티엔 Action Programme 에서 특히 여성과 아동의 인권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아세안 내부의 인권 기구 설립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2004년, 아세안 내부에서는 아세안 지역의 여성 폭력 금지를 위한 선언 (Declaration on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 in ASEAN Region), 여성과 아동에 초점을 맞춘 인신매매 금지 선언(ASEAN declaration against Trafficking in Persons particularly Women and Children),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증진과 보호를 위한 아세안 선언(ASEAN Declaration on the Protection and Promotion of the Rights of Migrant Workers)과 같은 인권 관련 선언들을 제정했다.

2007년에 이르러 아세안 국가들은 드디어 아세안 헌장(Charter)을 채택하였다. 무엇보다도 아세안 헌장 제 14조는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시킨다는 아세안의 설립 목적에 걸맞게 아세안 인권기구를 설립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비록 헌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따라서 시민사회도 실질적 기여를 할 기회가 없었기에 결과적으로 형식적인 인권 및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과 신자유주의에 중심을 둔 헌장이라는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헌장 제14조는 ASEAN Human Rights Body를 설립하는 기반이 되었다.1) 현재 ASEAN human rights body는 2009년 12월 설립을 앞두고 있으며 아시아 시민사회들은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그 안에 담기위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07년 초 출범한 아시아시민사회연대회의(Solidarity for Asian People's Advocacy·SAPA) 산하 아세안 실무그룹(Working Group on ASEAN)에서는 ASEAN Human Rights body의 설립을 담당하고 있는 ASEAN High Level Panel 그룹에게 시민사회의 요구사항을 담은 문서를 2008년 11월 7일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남아시아 시민 사회들은 아세안 설립 과정에 있어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목소리를 개진하며 그 안에서의 인권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끊임없는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비해 아시아 내에서 동북아시아 시민사회의 연대의 목소리는 약한 편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포럼아시아 동북아시아 팀에서 다루고 있는 국가들은 몽고, 남한, 북한, 일본, 중국, 대만, 티벳 이렇게 총 8개 국가이다. 동북아시아 지역 연대가 약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그중에는 아세안과 같은 지역적 기구의 부재, 대부분의 국가들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언어 소통의 문제, 지역 내에서의 인권 갈등 (예를 들면 중국, 티벳 그리고 대만), 그리고 시민사회들 사이의 정보 및 소통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보다 동북아시아는 인권 상황이 조금 더 낫다는 인식, 그리고 경제적으로 다른 국가들 보다 조금 더 풍족하니 당장 급한 불은 껐다라는 생각이 동북아시아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연대를 부족하게 하는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한 국가의 문제가 그 국가의 인권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만큼 동북아시아 내에서도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 더욱이 아세안과 같은 지역적 기구가 부재하는 만큼 시민사회간의 연대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촛불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동안 일어났던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는 현재 대만에서 경찰들이 Wild Strawberry Movement에 참가한 인권옹호자들을 진압하는 모습에서도 똑같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현재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억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도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여러 동북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동북아 지역은 이주자 문제에 있어서도 송출국과 유입국이 공통적으로 존재하는만큼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연대적 고민이 더욱더 필요하다.

2008년은 동남아시아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되었던 여러 동북아 국가들에서 인권이 후퇴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 일본에서만해도 적어도 15건의 사형이 행해졌으며 몽고에서는 7월에 있었던 부정 선거 반대 시위에서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촛불 시위동안 수많은 인권옹호자들이 부상당하고 연행되는 일들이 일어났다.

인권 옹호자로써 각자의 나라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국내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이와 동시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 상황에도 항상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연대의 목소리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히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일회성으로 회의에 참가해서 의견을 나누는 것을 넘어서 좀 더 지속적인 교류와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결국 인권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하는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아시아 인권 옹호자들의 끊임없는 연대는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백가윤 포럼아시아 동북아시아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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